유리 공예의 역사-한국의 고대 유리

1. 원삼국 시대

한국의 유리제조 원천 기술이 확보된 흔적은 원삼국시대에 이르러서 이다. 부여 합송리와 송국리 일대, 공주 일대, 김해, 서울 풍납토성, 완주 갈동, 칠곡 송림사, 경주 황남대총, 금령총, 서봉총, 안압지 그리고 황오리 등지에서 고대 유리 공예 유물이 발견되었다.

1.유리대롱옥

몇 년 전까지는 부여 합송리에서 출토된 유리대롱옥이 한국 최고(最古)의 유리공예 유물로 여겨졌으나 최근에 부여 송국리 유적에서 더 오래된 유물이 발견되 었다. 기원전 6~5세기의 청동기시대 유물로 보이는 상감유리대롱옥으로 시리아에서 제조되어 페르시아를 거쳐 중국으로 이어진 실크로드로 유입되었을 것으로 추청한다.

한국 고고학회자의 의하면, 부여 합송리에서는 토기, 청동기, 철기, 유리대롱옥을 포함한 총 10종 20점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1989년 4월 25일 합송리 유적지에서 출토된 유리대롱옥은 초기 철기 시대 유물로 여겨지며, 장신구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유리 구슬이 함께 발견되었다. 출토된 투명 녹색빛을 띠는 유리대롱옥은 길기가 긴 것은 6.8cm 정도로 대부분의 크기가 약 5cm크기에 짧은 것들도 포함되어 있다.

유리대롱옥

2. 상감유리대롱옥

상감유리대롱옥은 금속 봉 위에 밝은 푸른색 유리를 말아 입힌 후 그 위에 붉은색 띠를 입혔다. 그 다음 유리를 재가열하여 도구를 사용해 유리 표면을 긁어 물결무늬 이미지를 만든것으로 보인다. 이는 푸른색 유리 표면이 꼬챙이와 갗은 것으로 긁혀서 이동한 흔적이 뚜렷하게 보이기 때문에 알 수 있다. 또 인레이 기술은 이미 시리아에서 널리 사용하던 것이다. 상감유리대롱옥은 독무덤에서 간돌검, 돌화살촉 등과 함께 출토 되었다.

상담유리대롱옥

전북 완주(현재의 전주)에서 출토된 유리고리는 귀족들이 소유했던 유리 장신구로 추정된다. 원삼국시대 때 이미 백제인들은 유리 캐스팅 기술을 보유했음을 알 수 있다. 표면을 잘 다듬고 광택을 내려고 한 흔적도 뚜렷하다. 경주 황성동에서 발견된 길이 4.6cm의 곱은옥과 거푸집은 원삼국시대의 유물로 추정되는 것으로 한국에서 유리를 직접 제작한 중요한 단서이자 증거이다. 진천 석장리, 서울 풍납토성 유적에서도 구슬 거푸집이 출토되었다. 해남 군곡리에서도 유리공예 구슬과 곱은옥 거푸집이 발견되었다. 곱은옥은 일반적으로 거푸집을 사용하지 않고 제작하지만 경주 황성동 유적지에서 발견된 것은 매우 희귀한 유물이라 할 수 있다. 점토판을 불에 소성하여 이를 거푸집으로 사용하였고 그 안에 유리를 부어 제조한 후 연마하여 마무리하였다.

2. 신라 시대

경주 황남대총 유적지에서 발굴된 유리잔은 신라 5세기경 실크로드를 통해 서아시아에서 유입된 유물로 추정된다. 이 유리잔은 로마 제국의 유리와 매우 흡사한 점이 많다. 서기 247년부터 645년가지 비잔틴과 시리아, 이집트를 지배하던 사산 왕조의 영향으로 새로운 권력자의 취향에 따라 유리의 형상과 쓰임이 변하기 시작했는데 그 때 제작된 이슬람 문화권하의 유리는 황남대총의 유리잔과 매우 흡사하다. 유리잔의 색상을 통해 철분이 많이 함유된 유리인 것으로 보인다.

경주 황남대총에서 발견된 유리잔

경주 천마총에서 발견된 투명한 청색 유리잔은 로마 유리의 영향을 받은 이슬람 유리에서도 볼 수 있는 표면을 조각 한 것처럼 보이지만 유리잔 밑 면에 펀티punty의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거푸집에 넣어 제작했음이 유력하다. 5~7세기경 페르시아에서 제작된 유리 공예 유물에는 청색 유리잔과 비슷한 형태가 많다. 이 유물들이 고구려와 백제를 거치지 않고 신라인들이 직접 서아시아인들과 거래를 한 것인지 아니면 중국을 통해 전달된 것인지는 아직까지 수수께기로 남아있다.

경주 천마총에서 발견된 유리잔

미추왕릉에서 발견된 상감옥목걸이에는 기존의 유물과 유사한 부분이 있지만 매우 중요한 유리구슬이 하나 엮여 있다. 바로 모자이크 기법으로 제작된 유리구슬인데 진청색의 바탕유리에 흰색, 붉은색, 황색, 진청색 유리를 감입하여 녹여 제작한 구슬이다. 이는 이슬람 지역과 고대 이집트, 시리아 지역에서 많이 제작된 것으로 로마 제국의 이집트 점령과 함께 유행하던 제작 기술이다. 이를 통해 한국에서 발견된 대부분의 유리 유물들이 실크로드와 해상 무역을 통해 유입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상감옥목걸이